“텅 빈 옥외식당, 이러지도 저러지도”
지난 19일 오후 플러싱 머레이힐역 인근 먹자골목. 식당들의 내부는 북적였지만, 바깥에 설치된 테이블들은 텅 비어있었다. 한 달 전만 해도 날씨를 즐기며 식사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지만 이날은 한 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기온이 화씨 35~36도 정도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함지박 식당의 한 직원은 "다른 사람들과 섞이기 싫어하는 단체손님을 제외하곤 대부분 실내를 찾는다"고 말했다. 162스트리트의 업소들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식당들은 아예 옥외에 난방장치조차 하지 않은 곳들도 많았다. 옥외 시설에 달린 비닐과 문은 찬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한식당 업주들이 옥외 식사시설을 울며 겨자먹기로 방치하고 있다. 옥외영업이 팬데믹 시대 영업에 큰 보탬이 됐지만, 겨울엔 손님들이 바깥에 앉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난방시설 기준도 까다로워졌다. 업주들은 지침이 바뀔 때까지 흉물스럽더라도 일단 두고 본다는 입장이다. 먹자골목 '지글 두부&그릴'의 김재연 사장은 "지난달 옥외 시설을 2개에서 1개로 줄였는데, 아예 없앨 수도 없어 줄이기로 했다"며 "백신 미접종자 등이 선택권을 박탈당했다고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162스트리트 식당들은 옥외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업주들은 "난방까지 설치해 손님을 앉힐 정도로 사람이 많지도 않다"고 입을 모았다. '김차열명품갈비'의 김차열 사장은 "미관도 해치는 것 같아 없애려 해도, 한 칸 만드는 데 8000달러 든 시설을 또 비용을 들여 철거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타민족 손님 비중이 높은 맨해튼에선 아직 옥외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역시 가을보다 손님이 확 줄었다. 버려진 옥외시설은 배달기사들의 대기 장소로 쓰이고 있었다. 맨해튼 식당들도 미관·교통체증·빌딩 세입자 불만을 고려하면 옥외시설을 철거해야 한다고 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역시 비용과 가이드라인이 문제다. 뉴욕시는 내년 3월이 돼야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제대로 투자해 시설을 만들도록 기준을 주면 좋겠다"며 "뉴욕시경(NYPD), 소방국(FDNY) 등이 번갈아가며 티켓만 끊지 말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한편 업계에선 뉴욕시가 옥외시설 비용을 청구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전주할매칼국수 관계자는 "반신반의했던 옥외시설이 효자 노릇을 했기 때문에 영구화에 찬성한다"면서도 "돈을 추가로 받는다면 부담이 클 수 있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옥외식당 방치 옥외시설 비용 옥외 식사시설 한식당 업주들